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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머프의영화관] 당신의 세계는 그러했군요 : <멜랑콜리아>(2011) 당신의 세계는 그러했군요 : (2011) • 스머프 (여는 민우회 회원) 얼마 전 지인을 만나 밥을 먹다 최근 자살한 두 군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태평하게 ‘그 정도로 심각했다면 병원에 입원이라도 시켜야하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그러자, 잠시 머뭇하던 지인은 자신의 경험담을 꺼냈다. 사실 그 역시도 군대에서 심각한 우울증을 앓았으며, 목숨이 상당히 위험할 정도의 행동을 했다고 한다. 때문에 그는 군병원에서 정신과 의사와 병영생활상담사의 상담을 받게 되었다. 그만하면 운이 좋은 사례가 아닌 가 했지만, 그는 딱히 그런 것도 아니라고 했다. 돌이켜보면 상담을 받던 그 때가 그는 가장 고통스러웠다고 했다. 건조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상담사 앞에서 그는 끊임없이 자신의 상황을 설명해야했다... 더보기
[낭미의서재] 혼자 날아봐! 혼자가 아니니까 혼자 날아봐! 혼자가 아니니까 - (캐롤 M. 앤더슨, 수잔 스튜어트 지음, 엄영래 옮김. 또하나의 문화) • 낭미 (여는 민우회 회원) 고향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드문 일이었다. 제각기 다른 지방에 살며, 딸린 아이들도 있으니까. 그런데도 우리는 기어이 만났다. 설날이었다. 고향에 잠깐 와 있다는 것을 빌미로 모인 것이다. 모인 사람은 세 명이었고 한 명은 시내에서 떨어진 절에 있다고 했다. 망설일 것 없었다. “절에 가자, 불러내어 같이 밥이라도 먹자!” 한 명이 차를 가져와 교외를 거침없이 달렸다. 부산스레 인사를 나누며 서로 살펴본다. 전보다 깡마른 손을 잡아보기도 하고, 급하게 걸치고 나온 태가 역력한 옷매무새도 쓰다듬어본다. 눈가에 주름이 지기 시작하고 지쳐 보이는 얼굴을 마주본다. .. 더보기
괜찮아, 세상은 변할거야 얼마 전, 라는 예능프로그램의 주제가 외모 관리였다고 합니다. ‘대한,美.人국’이라는 제목으로 오프닝에서는 특정 외모를 비하하거나, 과도하게 성형을 부추기는 광고를 보여주고, 외모관리의 문제점이나 일상적인 외모 품평 문화를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서 이효리씨는 자신의 비키니 사진에 남긴 한 여성의 댓글을 이야기했습니다. “효리 씨는 앉아도 뱃살이 안 접히니깐 부럽다. 난 정말 죽고 싶다” 라는 댓글이었다고 합니다. 실제와 다르게 포토샵으로 보정된 사진임에도 불구하고, 댓글을 남긴 여성은 자신의 몸과 비교하며 좌절하는 것입니다. 이효리씨는 포토샵으로 수정된 사진이었다고 말하며, “일반 사람들의 외모 집착은 연예인들 책임도 크다”고 반성했다고 합니다. 이 방송을 보고, ‘다르니까 아름답다’ 캠페인.. 더보기
[지역민우회ON] 고양파주여성민우회와 군포여성민우회의 후원 밥집 소식입니다. 안녕하세요. 민우회 지부 소식을 전하는 용가리입니다. 7월에는 지부들의 활동이 많았는데요, 그 중에서도 특히!! 재정사업을 두 지부에서 진행했습니다. 재정사업이라... 민우회는 재정사업을 매년 꼭 하지요!^^ 아시다시피 한국여성민우회는 회원들의 회비로 총 재정의 약 42% 이상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이야기 잠깐 하고 넘어가도 될까요?얼마 전에 갑작스럽게 엄마가 저에게 물으셨지요. “너그 직장은 정부 돈을 안 받는 이유가 뭐꼬? 돈도 받고 그래야 맘편히 일을 할 수 있는 거 아이가? 돈을 안 받으니까, 정부가 하는 일에 무조~건 반대하고 그러는 거 아이가?” ...... ...... ‘엄마! ...... 천잰데??’ 바로 그거이지요!! 정부 지원에 의존하여 운영을 하게 된다면 아무래도 활동에 제약.. 더보기
[스머프의영화관] 듣고 또 들어야 하지 않을까? : <래빗홀>(2010) 듣고 또 들어야 하지 않을까? : (2010) • 스머프 (여는 민우회 회원) 얼마 전 지인과 식사를 하던 중, TV에 세월호 관련 뉴스가 나왔다. 속수무책으로 침몰하는 배, 오열하는 유가족들을 교차 편집한 영상을 지켜보던 지인은 ‘저런 것 좀 이제 그만 봤으면 좋겠어.’라며 신경질적으로 TV를 꺼버렸다. 그는 세월호가 계속 회자되고, 정치 이슈가 되는 것이 못마땅한 여당 지지자는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라면 반대인 사람이랄까.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왜 그러냐고 물으려던 나는 멈칫했다. 입술을 앙다문 그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했기 때문이다. 아마 어린 시절, 누구나 ‘중병’에 걸렸으면 하고 바랐던 적이 있을 것이다. 아프다는 것의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할 만큼 순진할 때 말이다. 나 또한 그랬.. 더보기
[반아의일상다반사] 나홀로 여행기 : 포지타노 그라찌에(Grazie) 포지타노 그라찌에(Grazie) 안녕하세요. 민우회 4년차 활동가 반아입니다! 아니, 인사말에 왜 연차를 얘기하지? 라고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네요. 왜냐면 4년차부터 쓸수 있는 충전휴가를 다녀온 이야기를 하려고 하거든요. 민우회에서는 활동한지 3년 이상이 되면 한 달(와우!) 충전휴가를 보내준답니다. 충전이 아주 가득 되겠지요?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휴가가 한 달이라고 했더니 엄청 부러워했답니다. 여러분도 부러운가요? 민우회로 오세요- 꺄르르 여하튼 저는 6월 한 달을 여행하고 실컷 낮잠 자며(시차 때문에 낮에 잘 수밖에 없었지만) 푹 쉬고 왔답니다. 휴가를 계획할 때는 일에서 떠나 쉬다보면 인생에 전환점이나 다른 영감이 올거 같았지만...잠만 왔어요. 사람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지.. 더보기
[낭미의서재] 부르튼 시간이 아물어진다면 부르튼 시간이 아물어진다면 : (마르얀 사트라피, 휴머니스트) • 낭미 (여는 민우회 회원) 생각보다 일찍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 있다. 함께 할 젊은 날이 아직 많다고 여겨 안부도 제대로 묻지 않고, 같이 밥 먹지 않고, 초대한 적도 없는 이들이 갑자기 떠났을 때, 낙관하던 시간이 후회스러워지며 그 낙관의 근거 없음을 두렵게 깨닫기도 한다. 그들이 떠오를 때면 속으로 물어본다. 그때, 떠나보내는 자리에서 실컷 울었더라면 잊을 수 있었을까. 큰소리로 울지 않아 이렇게 오래오래 떠오르는 것일까. 그들과 있었던 아주 사소한 풍경들을 기억한다. 이를테면 뮤지컬 극작가였던 대학 후배와 마지막으로 통화했을 때, “혜화동에서 만나요.” 하고 웃던 목소리와 그러마고 해놓고 미처 가지 못한 일이라든가, 그이가 내 하숙방.. 더보기
[로리의일상다반사] 뺑 드 로리! 딩동딩동- 안녕하세요 2년차 민우회 회원 로리입니다, 오늘은 빵 만드는 법을 알려드리... 아니 문 닫지 마세요! 으윽. 저기, 좋은 제품 하나 알려드리고 싶어서 찾아왔습니다. 바로 제빵기입니다! ... 전 손반죽하는데요? ... 전 빵 싫어하는데요? ... 전 그게 뭔지도 모르는데요? 아 그러세요 음 그러면... 아이고 날이 덥네. (걸터앉는다) 물 한 잔만 주실래요? 버드나무 이파리 동동 띄워서- 자고로 빵은 챔기름에 구워야 맛이지만, 이 바닥에서도 이상과 현실의 갭은 무지무지 크데이- 이상: 현실: 이상: 현실: 이상: 현실: ...... 아침을 깨우는 빵 구워지는 냄새- 새소리와 함께 일어나서 모닝빵 버터랑, 마당에서 딴 체리로 담은 잼이랑 달걀후라이 곁들여서 이불 속에서(!) 먹는 거 저만 상상.. 더보기
[스머프의영화관] 사랑은 혐오를 이긴다 :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2014) 이 달 7일, 신촌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만여 명이 넘는 인파가 몰린 이 축제는, 성소수자들이 스스로의 존재를 드러내고, 서로 연대하는 아름다운 자리였다. 나로서는 이 축제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만을 기억하고 이야기하고 싶다. 하지만 그날 현장에서 축제 반대 시위를 하던 사람들을 쉽게 무시할 수는 없었다. 이들은 성소수자들의 코앞에서 혐오발언을 뱉어냈으며, 심지어 길바닥에 드러누워 퍼레이드를 막기도 했다. 이 공공연한 혐오 앞에서 나는 무수한 생각이 들었다. 저들은 왜 저러는 것일까. 저런다고 성소수자가 모두 사라질 것도 아니지 않은가. 설령 그렇게 된다고 해도, 그들이 원하는 대로 세상이 나아지고, 그들 스스로도 행복해질 수 있을까? 얼마 후, 엑스맨 새 시리즈를 보았을 때, 나는 그 날의 광경이 .. 더보기
[지역민우회ON] 춘천여성민우회 회원 소풍, 함께 가실래요?! 춘천여성민우회 창립 15년을 축하합니다!! 안녕하세요. 지역 담당자 용가리입니다. 알고 계시나요? 민우회에는 전국에 무려 9개!의 지부가 있답니다. [함께가는 여성]이나 총회 자리를 통해 지역 민우회의 활동을 접할 수 있지만, 평소에 지부 소식이 참으로 궁금하더군요. 그리하여! 올해는 저 용가리가 직접 찾아가 풀뿌리 지역 여성운동의 메카!(응?) 한국여성민우회의 지부를 취재하여 소개할까 합니다.고양파주, 서울 남서와 동북, 인천, 원주, 광주, 춘천, 진주, 이렇게 9개나 됩니다.이 중에 어디를 먼저 갈까.... 고민하면서 먼저 ‘주변 관광지’, ‘맛집’을 검색해 봅니다. 지역 여성 운동의 한 장면!을 보여줄 수 있는 뭔가 재밌는 활동이 무엇일까 살펴보았습니다. 흠흠. 그러다 춘천여성민우회가 창립한 지 .. 더보기
[대표적으로] 맹세 맹세 •박봉정숙 (여는 민우회 상임대표) "국가란 무엇인가" 아마 최근에 많이 하고 듣게 되는 질문일거다. 나 같은 경우 주로 국기에 대한 경례 시간이 되면 이 질문을 하게 된다.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어딘가 충성을 맹세할 대상이 있다는 것이 누군가에겐 행운일 수도 있겠다. 열정과 에너지를 집중하며 자신의 신념을 쏟을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행운 말이다. 하지만 그 맹세할 곳이 개개인마다 다르지 않고 한 곳을 향해 동시간대에 행해진다는 사실은 어쩐지 징그럽고 몹시 부자연스럽다. 더군다나 하지 않을 자유가 없다면 더욱 그렇다. 무엇보다 나에게 국기에 대한 맹세가 아무래도 어색한 것은, 그 맹세가 거짓말이라는 순.. 더보기
[낭미의서재] 나를 같이 공유할 친구가 있을까요? : <우리 모두 조금 낯선 사람들>(오월의봄) 나를 같이 공유할 친구가 있을까요? (이주여성인권포럼 지음, 오월의 봄) • 낭미(여는 민우회 회원) 우리 동네 길 모퉁이에는 작은 미용실이 하나 있다. 그 미용실에는 가위를 든 정란(가명) 씨가 종종 사람을 반겨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한국인인 그이는 파키스탄에서 온 이주노동자와 결혼해 아이를 하나 두었다. 그 아이는 우리 아이와 동갑내기다. 붙임성 좋은 정란 씨네 미용실에는 다양한 손님들이 북적인다. 그날도 나는 미용실 앞을 지나가다가 정란 씨가 소리쳐 인사하는 바람에 미용실에 들어갔다. “와서 외국 음식 먹어봐, 아가씨들이 만들어왔어.” 긴 머리를 염색한 아가씨 둘이 소파에 앉아 있었다. 테이블에는 큰 접시가 놓여 있었는데 마카로니와 삶은 돼지고기, 감자를 기름지게 볶은 요리가 있었다. 아가씨들은 .. 더보기
"월세를 정부에서 규제해 줄 순 없나요?" 5월 17일 비혼여성 세입자를 위한 주거강의가 있었습니다. 강의내용보러가기_클릭 강의에 이어 세입자, 특히 비혼여성 세입자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주택정책에 대한 질문이 뜨거웠습니다. 민우회 홈페이지 강의후기에 다 담지 못한 그날의 Q&A를 전합니다. "저는 1인가구이고, 장기적으로도 결혼 계획은 없는데 주거에 대해서 어떻게 계획을 세워야 할까요?" 장기적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계획을 세워 보실 수도 있을 꺼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앞으로는 자기 집이 아니라도 편안하고 쾌적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는 것입니다. 사실 자가 소유에 대한 욕망이라는 게, 지금 우리가 세울 수 있는 계획 중에 먼저 공공임대는 기초수급자보다는 좀 잘 살고, 애도 없고, 그러니까 들어갈 자격이.. 더보기
[스머프의영화관] 공주의 시간에 들어가보기 : <한공주>(2014) 공주의 시간에 들어가보기 : (2014) • 스머프 (여는 민우회 회원) 개인적인 사정으로 장기간 병원에 머문 일이 있다. 딱히 인생에 큰 상처를 남긴, 그런 일은 아니었지만 나름 부침을 겪은 일로 그러했다. 사람들은 잊고 나아가길 원했고, 나 또한 그랬다. 퇴원 후 오랜 시간이 흘렀다. 이제는 그 때의 기억도 가물가물할 정도지만, 문득 병원에서의 시간이 떠오를 때가 있다. 가끔 병원을 찾을 때, 싸한 약품 냄새를 맡을 때, 가운 입은 사람들을 볼 때, 그다지 떠올리고 싶지 않아도 그 때의 시간이 떠오르곤 한다. 깨진 향수병 사이로 향이 범람하듯, 과거의 시간이 현재 속으로 밀고 들어온다. 어떤 일은 그렇다. 사람이 사는 시간을 다르게 만들고, 공간의 의미를 뒤바꿔놓는다. 그런 시간을 지낼 무렵, 많은 .. 더보기
[노새의일상다반사] 4년차 플리마켓 셀러 노새의, <QnA로 만나는 걱정이인형 판매기> • 노새 (여는 민우회 회원) 담당 활동가에게 글쓰기 제안을 받았다. 조건은 두 가지: (1) 걱정이인형 이야기를 (2) 재미있게 해달라, 는 것이었다. 이 글이 재미있게 써지지 않을까봐 걱정이던 나는, 혼자서 자문자답, 북 치고 장구 치고를 다 해보기로 했다. 일명, “QnA로 만나는 걱정이인형 판매기”랄까 ? “재미있게 쓰라고. 엉?” “......”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꼭 당부하고 싶은 것 한 가지: 나는 이 인형의 이름을 꼭 ‘걱정이인형’이라고 부르는데(어감이 훨씬 귀엽다), 많은 사람들이 ‘걱정인형’이라고 부르곤 한다(내 느낌에 ‘이’가 빠지면 굉장히 건조하고... 왠지 모를 관변적인 느낌이 든다.). 아니요. 아닙니다. ‘걱정이’입니다. 걱정2. 걱정e... Q. “아~ 걱정이인형.. 이거.. 더보기
[스누피의일상다반사] 다짐같은 노래 [스누피의일상다반사] 다짐같은 노래 • 스누피 (여는 민우회 활동가) 어떻게 살아야 할 지 고민만 하는 게 싫어서 바쁘게 살아보자 결심했더니 과연 쓸데없는 고민은 잊혀지고, 일의 가짓수만큼 배움도 늘어갑니다. 함정은 중요한 고민도 슬며시 잊어버린다는 것이에요. 가령 오늘같은 아침이면 이런 생각이 어김없이 찾아옵니다. '가만 보자.. 내가 어떻게 살려고 했더라? 기억이 안 나네(오열)' 하루는 '이만하면 많이 왔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하루는 '무용한 몸부림인 걸 혹시 나만 모르고 있나?' 아득해지는 패턴이 반복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매끼니 김밥과 국밥 사이에서 갈등하는 궁상조차도 '수많았던 최선의 결정들의 현재'임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틀렸더라도 계속 가는 것 말고는 도리가 없어요. 그래서 다짐이 필요합.. 더보기
[낭미의서재] 나목을 읽는 시간 : 박완서의 <나목> 나목을 읽는 시간 : 박완서의 (세계사) • 낭미(여는 민우회 회원) 스무 살 때 처음 읽은 소설이 이었다. 당시 작가정신 출판사에서 나온 의 분홍 표지에는 박수근 화백의 ‘나무와 여인’ 그림이 있었다. 은 1950년대 전쟁을 겪고 있는 황량한 서울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도 내겐 다채로운 색깔로 채색된 진기한 이야기로 느껴졌다. 겪어보지 못한 시대의 이야기를 카랑카랑하게 들려주는 작가의 목소리는 또래의 말마디인 양 살가웠다. 그 후 민음사 판본으로 다시 그 책을 읽었을 때 나이든 화가와 젊은 청년 사이에서 갈등을 하는 여주인공의 사랑이 눈에 더 들어왔다. 이즈음 을 다시 읽었다. 박완서 작가의 문체가 떠오를 때가 있다. 이해할 수 없는 그 신랄함과 집요함에 싫증이 나서 덮어두었다가 가끔 단칼에 도마질하듯.. 더보기
'몸의 증언'을 듣기 전에 우리가 만난 책 한 권 2014년 민우회 건강팀은 라는 이름으로 중증질환을 겪어낸 여성들의 일상 이야기를 인터뷰합니다. 우리(활동가들:D)는 인터뷰이들을 만나기 전에 그 이야기들을 '잘 듣기' 위한 준비로,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찾아 같이 읽기로 했습니다. 각종 건강 관리책과 의학책들 사이를 누비며 뭘 읽을까를 고민하던 중 아서 프랭크의 이란 책이 '상처 입은 스토리텔러를 통해 생각하는 질병의 윤리학'이라는 (멋지지만 어려운) 부제를 달고 짠 나타났습니다. 책소개를 읽고는, "이거 우리 얘기잖아?!" 싶어 반가웠어요. 그래서 이 책을 각자 읽고 두 차례에 걸쳐 함께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건강팀 활동가들이 그 후기(감상?ㅎ)를 여기에 공유하고자 합니다. :^) - - - - - - - - - - - - - - - - -.. 더보기
[스머프의영화관] 그는 그렇게 나쁜 사람이었을까? : <웬디와 루시>(2008) 그는 그렇게 나쁜 사람이었을까? : (2008) • 스머프(여는 민우회 회원) 영화 (Wendy And Lucy, 2008)는 이런 영화! 주인공 웬디 캐롤 은 88년형 혼다 어코드, 그리고 아마도 사냥개와 리트리버의 혼종인 듯 보이는 개, 루시와 함께 알라스카로 향하는 중이다. 알라스카 생선 통조림 공장에서 돈을 벌기위해서다. 웬디는 먼거리를 주행해왔고 또한 먼거리를 주행해야한다. 그런데 오리건에서 그녀의 차는 시동이 멈춘다. 설상가상으로 대형마트에서 강아지 사료를 훔치던 그녀는 경찰에 연행되고, 그 사이 사랑하는 루시는 없어지고 만다. 제목이 암시하는 것처럼, 이 영화는 웬디와 루시가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는 이야기다. 줄거리랄 것도 딱히 없고 발생하는 사건들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범위 안에 놓여 .. 더보기
[짜이의일상다반사] 봄날에 어울리는 클래식 한번 들어보실래요? •짜이 (여는 민우회 활동가) 안녕하세요, 민우회 상담소 신입 활동가 짜이입니다. 일상다반사에 어떤 이야기를 하면 좋을 까, 고민 하다가 제가 사랑하는 음악에 대해 이야기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나날이 짙어지는 봄날에 어울리는 음악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제가 소개해드리고자 하는 음악은 서양고전음악입니다. 서양고전음악은 클래식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고등학교 때 우연한 기회로 클래식에 빠진 후 기회가 될 때 마다 공연을 감상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번 글을 준비하며 몇 년 전 일주일에 서너 번씩 공연을 보러다니며 바깥에서 안으로 서정의 내러티브들을 수혈하던 때를 떠올랐습니다. 그 때의 나를 가장 뜨겁게 했던, 또 지금도 좋아하는 음악가를 이야기 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작곡가 말러에 대해.. 더보기
[낭미의서재] 우리는 단 한 번도 송전탑을 허락한 적이 없습니다. -공선옥, <꽃 같은 시절>(창비) 우리는 단 한 번도 송전탑을 허락한 적이 없습니다. -공선옥, (창비) •낭미 (여는 민우회 회원) 밀양에 갔을 때, 함께 간 친구 고즈가 이 책이 자꾸 떠오른다는 이야기를 했다. 송전탑 공사가 막 시작되는 현장에서, ‘할매’들은 공사를 온몸으로 막아내고 있었다. 경찰들이 수십 명씩 마을 길목으로 올라왔고 할매들은 그 앞에 팔을 벌리고 가로막았다. 경찰들 뒤에는 한전 직원들이 있었다. 공사를 강행하느라 헬기가 굉음을 내며 날아다니고 산꼭대기에는 불빛이 휘황했다. “못 간다, 이놈들, 여기 너네 다니라고 우리가 만든 길 아니다, 썩 내려가라!” 호통에도 경찰은 꿈쩍 않고, 막고 선 이들을 되레 빙 둘러싸 꼼짝달싹 못하게 했다. 발버둥을 치는 사이에 한전 직원이 경찰의 호위를 받고 도둑질하듯 후다닥 산으로 .. 더보기
액션을 부르는 성형광고 반도의 흔한 출근길. 누군가의 이야기. "마을버스. '싹 다 고쳤지~' '인생을 업그레이드하세요' 오늘도 낭랑한 저 목소리를 피할 수 없습니다. 정말 남들은 다 '업그레이드'에 '투자'하고 있는 걸까. 지하철을 타자마자 비포애프터 광고가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노골적인 카피, 경악스러운 외모 변화, 비슷비슷한 얼굴에 눈살이 찌푸려집니다. 오히려 비포 쪽이 훨씬 더 개성 있고 예쁘지 않나- 싶다가도 애프터 쪽이 '일반적'으로 더 '예쁜 외모'라는 걸 체감하며 살기에 오늘따라 흐릿한 내 얼굴을 지하철 차창에 비춰보며 피로를, 그리고 누구에게랄지 모를 분노를 느낍니다." 이젠 꽤나 익숙해진 성형광고의 홍수. 무한경쟁 자기계발 시대에 성형산업이 비대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당연한 것은 없다. .. 더보기
[대표적으로] '진짜' 민주주의란 뭘까요? '진짜' 민주주의란 뭘까요? : 모두가 행복한 민주주의를 위한 질문 • 시원 (여는 민우회 공동대표) 어느 날 문득 다시 마주한 이름이 참 오래 전의 기억 속으로 나를 인도했다. 강기훈. 나는 8~90년대에 대학생활을 했었다. 90년대 초 시리도록 화창한 봄의 중간쯤 어느 날, 명지대학교 학생이 시위진압 경찰의 집단 구타로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고, 그 사건 뒤로 독재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많은 사람들의 죽음이 이어졌다. 그리고 그 죽음들 어느 즈음에 등장한 이름이 ‘강기훈’이었다. 분신자살한 동료의 유서를 대신 써주고 죽음을 선동했다는 얘기가 연일 언론을 떠들썩하게 했다.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은 ‘설마~~’ 하다가 ‘필적 감정’,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의 단어가 등장하면서 허울 좋은 과학의 함정에 .. 더보기
[후기] 성형산업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 [기자회견 후기] 국민 건강 위협하는 성형산업 관련 대책 마련을 촉구합니다! 유명 연예인 광고로도 널리 알려진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수술을 받던 여성이 뇌사에 빠져 현재까지 의식 불명인 사건이 최근 언론에 보도되었습니다. 병원 측은 사건 발생 2달이 지나도록 이를 모르쇠로 일관해 오다, 피해자 가족과 친구들이 병원 앞에서 집회를 하면서야 병원비를 지급하는 등 소극적인 조치만을 취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의료법 개정으로 인한 성형 광고의 포화와 사실상 부작용 가능성 고지 없는 수술현장 안에서, 아름다움 추구라는 미명 하에 여성을 비롯한 거의 모든 국민들의 건강은 점점 더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에 한국여성민우회는 2월 21일 금요일 국회 정론관에서 성형산업 관련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 더보기
[낭미의서재] 아버지가 있던 자리 - 아니 에르노, <남자의 자리> 아버지가 있던 자리 -아니 에르노, •낭미 (여는 민우회 회원) 우리 아버지는 김연아 선수를 좋아한다. 마흔이 된 나는 일흔이 넘은 아버지 옆에서 텔레비전을 본다. 퇴직을 한 아버지에게 텔레비전은 한 세상이다. 소치올림픽 중계를 밤새 보고 낮에도 채널을 바꾸어가며 보고 또 본다. 벽에 걸린 액자 속에는 젊을 때 아이들과 찍은 가족사진이 있다. 이제 집을 사느라 진 빚을 갚지 않아도 되고, 학비며 부양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아버지는 노년의 시간을 보낸다. 다리는 걷기 불편해지고 혈압약을 먹어야 하지만 아버지에게는 소중한 시간이다. 이 시간에조차 불쑥불쑥 찾아와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자식은 솔직히 떨쳐버리고 싶은 짐일 것이다. 70년대의 ‘하면 된다’와 ‘세계 최고’의 기치 아래 평생 자신과 남을 다그치.. 더보기
LH공사 전세임대주택 공지 뜬 날, M씨의 신청 좌절기 통계상으로는 1인가구이지만, 칭구랑 6년째 가족으로 살고 있는 M씨. 계약기간은 또 끝났고 전세금을 또 올려달래요. 아니면 월세를 내래요. 별 수 있나요 또 이사를 가야해요. 결국 대출 밖에 답이 없는 건가 답답하던 M씨 그런데 오늘 아침 이런 기사를 봤어요. "LH, 전세임대 2만여가구 공급…서민주거안정 지원" (보러가기 클릭) 내가 살 집을 고르면 공공주택기금으로 정부가 전세계약을 대신 해주고 나는 저렴한 월임대료만 내면 되는 제도래요! 이런 제도가 있었다니, 오마이갓! 당장 공고를 보러 갔어요. (보러가기 클릭) 자격조건이 있어요. 1순위 기초생활수급자, 2순위 도시근로자월평균소득 50%(10,096,500원)이하. M씨는 2순위 당첨이에요. 1인 가구는 50㎡(15평) 이하로 신청 자격이 제한되어.. 더보기
[후기] 르노삼성은 성희롱 피해자와 동료에 대한 보복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성희롱 피해자와 도와준 동료를 상대로 보복 행위를 계속하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에 대한 문제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피해자와 도와준 동료는 문제해결을 위해 이미 노동부에 진정한 바 있으나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여러 방면으로 연대와 지지를 청하고 나섰다. 이에 한국여성민우회는 지난 2월 5일 국회에서 다산인권센터,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성폭력상담소, 김상희의원실, 남윤인순의원실, 한명숙의원실과 함께 르노삼성자동차에서 일어난 심각한 노동권 침해 행위에 대해 규탄했다. 이후에도 르노삼성자동차는 해결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 민우회는 지난 2월 10일 5개 여성•시민단체(다산인권센터,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성폭력상담소, 지구지역네트워크)와 함께 노동부.. 더보기
[후기] 이진한 검사 성폭력 가해사건 공정수사 촉구 기자회견 한 해를 처음 시작하는 달이라는 의미의 정월이 뜬다는 오늘, 국회 정론관에서는 이진한 대구지검 서부지청장 성폭력 가해사건에 대한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지난 해 12월 이진한 당시 서울지검 2차장 검사는 송년회 자리에서 여러명의 여기자에게 성폭력을 가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성폭력 사안에 대해서는 최소한 견책 이상의 징계를 내리도록 되어있음에도 '경고' 처분을 내리고 감찰을 종결해버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역시 피해자들이 제출한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은 반영되지 않았고 적법한 사건 처리 절차도 지켜지지 않는 등 많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최근, 사건의 피해자가 해결 의지를 가지고 이진한 검사에 대한 고소를 하며 이진한 검사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많은 여.. 더보기
[낭미의서재] 당신의 물깊이를 알고 싶습니다. 당신의 물깊이를 알고 싶습니다. -(김해자 지음, 삶이 보이는 창) •낭미 (여는 민우회 회원) 제주도가 고향인 친구가 말했다. “육지 사람들은 바다를 그리워하지만 제주도 사람들은 육지를 동경하지.” 대학에 입학해 처음 기차를 타보고 강이란 것이 신기했다던 그 친구는 늘 어머니 이야기를 하고 싶어 했다. 그 어머니는 해녀였다. 잔치에서 한번 뵌 그 어머니는 구릿빛 얼굴에 바위처럼 단단하고 맑은 웃음을 짓고 있었다. “어머니 이야기를 기록해야 하는데……” 하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친구였다. 연말에 내가 혼자 제주도 여행을 하다가 버스에서 무작정 내린 곳이 김녕 바닷가였다. 옥빛의 바다가 고와서 내렸는데 그곳에서 마침 돗제 축제가 있어서 김녕 마을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이들은 두어 시간 남짓 마을을 안.. 더보기
나는 소득이 없는 노후에도 존엄성을 지키고 살수 있을까? 2014년 첫 월급 잘 받으셨어요? 새해가 됐지만 달라지는 게 있나요. 13년이건 14년이건 매달 가장 기다리는 건 급여 받는 날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죠. 설사 새해 다짐으로 ‘밀가루와 설탕 덩어리인 빵을 그만 먹겠다’거나 ‘올해는 금연이다’ 다짐하며 생활의 변화를 계획하더라도 한 달 중 가장 기다리는 이 날 만큼은 변하기 어려울 거 같아요. 그런데 혹시 통장에 찍힌 금액 말고 급여명세서 확인하신 적 있으세요? 급여 받을 때 실수령액이 중요하지 4대 보험, 소득세, 주민세 얼마나 내는지가 뭐가 중요하냐고요? 맞습니다. 평상시에는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내야 하는 금액이고 그냥 국가가 가져가는 돈 일 뿐이지요. 그런데 4대 보험에 민감해 질 때가 있잖아요. 최근 의료민영화 얘기가 나오면서 다들 한번쯤은 급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