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08 13:37
[일상다반사]
민우회의 자랑, 생협.
민우회가 여성대중운동을 실천하기 위한 가장 좋은 그릇으로 생각하여 만들었던 그것, 생활협동조합!
민우회 지부가 있는 곳에만 생협을 건설하던 시절에서 이제는
주민이 있는 곳이라면, 매장이라는 그릇으로 조합원을 담아내고, 확대해가게 되는 시절이 되었다.
서울 반포에 첫 지부없는 매장을 열어 개장이후 수천명의 조합원을 가입시켜, 민우회의 든든한 여성운동지원군이
만들어졌고, 점점 매장은 늘어나 드뎌! 민우회 본부 사무실이 있는 마포구에도 4개월전에 매장이 생겨났다.
하지만 마포구가 코딱지만한데도 아니고, (그래도 성산동에 생기길 바랬던 우리의 바램을 깨고)이미 바른 먹거리, 공동체 운동이 활발한 성산동을 벗어나. 나에겐 멀디 먼 상암동에 터를 잡은 민우회 마포구 생협매장.
생협활동가들의 하루, 그녀들의 일상을 체험해보고자 상암매장 일일자원활동을 나섰다.
물건을 받아 정리하는 아침시간의 자원활동이 참 도움이 된다며, 아침 9시까지 나오라는 부탁에
전날 새벽4시까지 이어졌던 술자리의 숙취가 채 가시지도 않은채 9시 도착.
마침 물건 도착했고.
제자리 찾아 켜켜이 쌓는 미션. 물건을 주셨으되, 나는 그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몰라 헤매기 여러번.
마치 엄마가 '저기 찬장에서 참기름 가져와라~'했는데, 나는 두리번 거리다가 '어디? 못찾겠는데?' 이러면,
엄마가 다시 '나는 여기서도 보인다. 찬장 두번째 말이야~'라며 쿠사리 하는 것과 비슷한..물론 쿠사리는 안 들었지만,
"거기 두부자리있죠? 거기 갖다 진열하세요'"라고 해서 들고 갔는데, 거기엔 두부가 여러종류.
내가 든 두부와 똑같은 상품이름라벨은 안보이는...그런데, 활동가들은 와서 바로 찾는 그런 장면,,,이상하단 말야...왜 내눈엔
안 보이냐고요..
급기야 가서 넣으라던 병우유, 깨고 말았다. 아니, 박스에서 우유를 살짝 들다가 놓쳤는데, 어찌 그리 파싹 깨지냐...
거의 일 시작하자마자 일어난 일이라 어찌나 민망하던지..저 진짜로는 일 잘한단 말이예요..흑흑.
(더군다나 멀 잘했다고 사진찍고 있으니..--;;;)
괜찮다 하시며 안다쳤냐 하셨지만, 병깨진 소리에 모두들 얼굴 굳는거 내가 다 봤단 말이지...
(끝마치고 나올때 물어드렸다. 정말 손사래를 치시며 괜찮다 하셨지만, 나도 절대 받으셔야 한다고 고집부렸다. 자원활동
갔다가 폐를 끼치고 나올순 없잖우...)
매장이 위치한 월드컵 아파트 단지. 상당히 안쪽에 들어가 있어서 동네가 참 조용하다. 월드컵 6단지쯤에 위치한
매장은 상가건물 1층 모서리에 조그맣게 자리잡았다. 안쪽이라 잘 안보일 듯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꽤 넓다.
매장 개장때부터 활동하신 박정란쌤. 그 옆에 모니터로 얼굴 가리신 00쌤.(한사코 본인알리길 거부하시어 익명처리함다), 그리고
매장 매니저 역할을 하시는 구명숙샘이 함께 하셨다. 9시부터 2시 30분까지 오전타임, 2시 30분부터 8시까지 오후 타임으로 나누어 두분씩 맡아보시는데, 반타임근무만 해서 투잡을 뛸수 있을거라 생각할 지 모르지만, 물건 옮기고 판매를 하다 보면 거의 앉아있을 시간이 없어 집에 가면 거의 녹초가 되신다고 한다. (사실 나도 자원활동시간동안 밥먹는 시간 외에는 거의 앉아있어보질 못했다.)
매장에 손님이 바글거리진 않지만, 거의 끊기지 않고 들어오는 편이었다. 추석을 앞두고 있어서 많은 편인거냐 물었더니 평상시에도 비슷한 수준이라 하셨다. 동네의 많은 여성들이(특히 어린 자녀를 가진 여성들의 출입이 역시 많았다. 무표정한 남성분도 한분 오셨다. 배우자를 따라오신듯 했는데 화가 많이 난 듯 참 무표정하셨다.) 오갔는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생협물건을 판매하는 활동가들. 이곳 저곳에 민우회를 알리는 홍보물과 식당여성노동자 인권밥상 포스터도 눈에 띄었다.
점심시간엔 매장활동가분이 평상시 식당여성노동자사업을 보며 느꼈던 생각과 함께가는 여성에 대한 의견을 주셔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택시기사, 택배기사 에게 '기사님'이라는 불편하지 않은 호칭이 있는 것처럼 식당여성노동자 등 식당이나 매장에서 서비스 노동을 하는 여성들에게 공통적으로 붙이는 호칭을 만들어 퍼뜨리는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셨다.
아주 가끔이지만 자신들도 손님에게 '아줌마'라고 불릴 때가 있다며(조합원만 오는 곳은 아니니깐..) 그럴땐 참 속상하다며
좋은 호칭을 만들어달라고 하신다. 역시 아이디어는 종종 현장에서 나온다.
6시간 정도에 불과한 자원활동인지라 매장활동가들의 활동을 다 알수는 없었지만,
먹거리를 통해 세상을 바꾸고 여성들이 서로에게 힘주고 힘받는 곳이 될수 있도록
오늘도 애쓰고 있다는 사실만은 알 수 있었다는..민우회 생협매장 활동가들, 힘내세요~.
장을 한아름 보고 나서는 길에, 장바구니며 선물을 챙겨주신 구매니저님.
한달에 한번씩 오면 안되냐고 물어봐주셔서 감사했어요. 좀 도움은 되었다는 이야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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