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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6 03:01
민우회는 한양대학교 학사지원직 노조의 차별시정을 위한 싸움에 함께하고 있다. 90~100을 넘어가는 그 언덕의 시간 속으로 찾아가 보았다. 용역깡패 투입으로 뉴스에서 그 때 보았던 얼굴을 다시 보는 시간도 지났다. 오늘도 내일도, 정체성과 자존감은 누구에게나 분리될 수 없는 것이니까,,,걸음을 같이 한다.


# 파업 93일

8월의 마지막 수요일 싱기루, 달개비, 바람은 한양대학교에 찾아갔다. 한양대학교 학사지원직 여성 노동자들의 머리 위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비가 내려 조합원분들이 활동하기에 많이 불편하지는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여름 내내 더위에 시달린 그녀들에게 비는 반가운 손님이었다. 오랜만에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조합원분들이 무반응으로 일관하는 학교를 향해 피켓을 만든다. 그 틈 속에 앉아 우리도 함께 피켓을 만든다. “빗방울이 어느 곳 가리지 않고 모든 대지를 촉촉이 적시듯, 차별 없는 평등한 일터를 바랍니다.”

 



“처음엔 구호 외치는 것도, 투쟁가를 부르는 것도 모든 것이 다 낯설었어요. 하지만 이제 전문가가 다 되었어요!” 파업 93일 조합원 한 분 한 분에게서 강단짐이 베어 나왔다. 대학 본관 앞 투쟁 거점이 될 천막을 치고, 출퇴근 집회를 하고, 소통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 청담동 총장 집 앞에서 일인 시위도 하며 단 하루도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

 

 
한양대학교 학사지원직 노조의 뜨시고 강한 심장!
김미옥 지부장님, 박정순 쟁의부장님, 서유경 대외협력부장님과 만났습니다.

                  왼쪽부터 김미옥 지부장(이하 김지부), 박정순 쟁의부장(이하 쟁의), 서유경 대외협력부장(이하 대외)


* 이렇게 투쟁을 하기 까지 가장 분노는 무엇인가요?
김지부: 2009년 단협부터 개선이 없었고, 고착상태로 계속 간다는 거였거든요. 일 그렇게 완전히 다른것도 아닌데 신분이 고착화된다는 것이 절망스러웠어요. 임금이 모든 것을 말해줍니다. 65%라는 그 숫자가...
쟁의: 직군제, 계약직 이렇게 두는 게 학교로서도 손해에요. 그렇게 나누면 받은 만큼만 일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거 아니에요.
김지부: 돈 때문이 아니라, 우리는 정체성, 자존감 때문에 분노했어요. 65%짜리 인간이라는 본다는 것 자체에 대해...


* 태생이 다르다는 것을 차별의 근거로 말하고 있는데 도대체 어떻게 입사한 것인가?
김지부: 정규직 갑은 IMF이후 공채로 들어온 사람들이에요. 정식 시험을 거쳤다고 보면되고, 을직원과 우리 학사지원직은 수시로 들어왔고 면접과 서류전형이 있었어요.


* '여성'들이 파업한다는 것이 힘든 점도 있을 텐데..
쟁의: 친화력, 포용력이라는 힘이 있어요. 물리적인 힘은 딸릴지 몰라도 서로 위로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 크기를 가늠하기 어렵죠.
대외: 상처줄까봐 호은 받을까봐 서로 많이 생각하고 말을 하지요. 그만큼 순수한 사람들 같아요.
지부: 저는 나한테 수염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했어요. 높은 데 현수막 걸고, 망치질도 하고 남자가 없어서 부족한 점은 잘 못느낍니다. 다만, 남자 지부장들 철야하고 단식하고 그러면서 수염이 쭉쭉 자라니까 확 티가 나더라고요. 투쟁의 수위나 고됨이 얼굴로 대표되니까, 그게 좀 부럽더라고요 ^^
대외: 남자 67명이 파업한다고 상상해보세요.. 얼마나 암울합니까? 그림 자체가... ㅋ


* 일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파업 이후에 변화라고 할까요?
김지부: 점점 생얼이 드러났어요 ^^
대외: 일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투쟁하고 있어요. 선전전하고 프로그램하고 항의방문하고 그렇죠.
쟁의: 교수님, 후배들이 힘을 많이 줬는데 서로 터놓고 말을 못하게 된 상황이에요. 그런 것이 갑갑하고 일이 돈 때문만이 아니라 사람을 보고 힘을 얻는 것이 있었는데......그게 달라졌네요.
대외: 쟁의부장 취미가 돈 모으는 것인데...^^
쟁의: 제 취미가 돈 모으는 것이었는데 ^^이런 식으로 얼마나 버틸지 모르겠어요. 김미옥 지부장도 나도 미혼인데...학교측이 교섭을 안해주고 이런 식으로 계속 버티면 독립은 먼길이에요.
김지부: 조합원들도 많이 바뀌었죠. 파업이 길어지면서, 더 끈끈해진 것이 있어요.
쟁의: 현수막 걸기, 피켓만들기 이런 거 뚝딱뚝딱 하게 됐죠. 또 전에는 누구 쉬고 있으면 나도 쉬어야지 아휴 이런 게 있었다면 지금은 서로 쉬라고 하고 조합원과 집행부가 서로 챙기고 아끼고 있어요. 저는 이런게 여성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 세 분 각각도 바뀌었을 것 같아요.

쟁의:  전에도 재밌는 성격이었지만, 농담도 많이 고민하고 유쾌한 것들 많이 연구해요. 투쟁에 힘을 불어넣는 역할로서 생각하게 되죠.
대외: 쟁의부장님은 즐거운 것들 많이 고민하는 것이 보여요.
쟁의: 대외협력부장님은 소식지를 정말 잘 쓰시죠. 이제, 인터뷰하는 것이나 죽죽 써내려가시는 게 수준급이에요.


* 100일 동안 가장 힘든 일은 무엇이었는지요?
대외: 학교측이 조합원 각각에게 전화를 해서 회유를 했고, 그 과정에서 근거없는 정보와 말들이 돌았고, 9명의 조합원이 떨어져 나갔어요.
김지부: 그 때 집행부도 저도 가장 많이 울었어요. 조합원들도요...
쟁의: 9명이 떠나가면서, 오히려 단도리가 된 것 같아요.  희망을 더 보게 됩니다.
지부장: 아팠고, 이제 성숙했습니다.


* 투쟁기금으로 버티기만은 힘들 것 같은데, 생활은 어떻게 하시나요?
대외: 관련해서 일화가 있었는데, 각자 대출도 받고 적금도 깨고 그래요. 그런데 얼마전에 우리 조합원이 재직증명서를 학교에 요구한 적이 있어요. 은행이 확인을 할 거 아니에요? 그런데 학교가 재직 확인을 1주에 1번 한다면서 확인을 안 해주더래요. 생계가 걸린 문제인지, 그렇게 치사하게 나오더라고요.


* "우리는 강성이 아니다." 이렇게 함께 해주세요!

지부장: 우리를 강성이라고, 여자들이 지독하다고 하는데 원래 강성이 아니라 시정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밥그릇 문제라고 비난하는데, 밥을 먹되 개처럼 먹느냐, 사람처럼 먹느냐의 문제에요. 너만 힘드냐고, 다 힘든데 왜 파업을 하냐고 하는데 우리는 고쳐야 한다는 양심의 소리에 따른 거에요. 학내에서도, 학생들을 대할 때도, 학교를 대할 때도 이런 양심이 통했으면 좋겠다는 게 우리의 바람이에요. 우리 투쟁은 학내 민주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대외: 긍정적으로 바라봐주면 좋겠어요. 학생회 게시판에도 비난하는 말들도 많고 그런데 그런 말 한마디가 굉장히 상처가 돼거든요. 긍정적인 관심이 필요합니다.
쟁의: 여성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긍정적인 마음을 보여주시면 좋겠습니다!
김지부: 시험을 통해서, 단계적 전환을 통해서 차별을 시정하는 것을 원하지 않아요. 그건 어차피 선별이고 경쟁이니까요. '함께' 권리를 찾는 싸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파업100일

9월 2일, 한양대학교 학사지원직 여성 노동자분들이 파업 100일을 맞았다. 2일 새벽 서울 땅을 매섭게 훑고 지나간 태풍 ‘곤파스’에 본관 앞 천막은 무너졌고 학교 곳곳에 걸어 놓은 ‘차별철폐’ 플랑카드는 성한 것 하나 없었다. 우리는 파업 100일을 어떻게 맞이해야하는 걸까?









비바람에 흐트러진 천막과 플랑카드를 정비하고 파업 100일 째 저녁 노동자 학생 연대 한마당을 담담한 마음으로 준비한다. 어둠이 조심스레 내려앉는 초저녁 학사지원직 여성 노동자분들과 학생들 손에 든 촛불이 따뜻이 켜진다. 서로의 어깨를 보듬어 앉은 그녀들의 손에서 ‘희망’을 본다.


# 파업106일

사진출처:대학노조 서울본부

9월 8일, 한 여름 전기를 끊고 협박과 회유만을 일삼던 학교측이 협상에 응하겠다고 한다. 학사지원직 여성 노동자들은 점진적 차별 시정을 요구하며 ‘직원 을’과 동등한 처우를 요구하였다. 하지만 학교측은 “이 안건은 단체협약을 통해 논의할 내용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일방적으로 협상을 결렬하였다. 얼마나 기다려 왔던 시간이었던가? 그렇게 그 자리는 허망하게 마무리 되었고 가슴엔 분노만 내려앉았다. 조합원 모두가 불성실한 교섭 태도를 보인 학교를 규탄하기 위해 본관에 들어가 항의 집회를 하였다. 깊은 밤, 용역깡패가 본관으로 들어왔다. 학사지원직 여성노동자분들은 용역깡패에 둘러싸여 섬처럼 고립되었다. 물도 여성용품도 반입을 허하지 않은 채 그렇게 밤을 보냈다. 학생들과 연대단위들의 격렬한 항의에 조금씩 물과 음식이 조합원분들에게 전달된다.

 

# 파업107일

조금은 지쳐있었지만 눈가에 눈물이 맺혀있는 분들도 몇몇 있었지만 목소리에 온 힘을 실어 구호를 외치며 저녁 6시가 넘어서 본관에서 한양대학교 학사지원직 여성 노동자들이 나왔다.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가을비가 주륵주륵 내리던 9월 9일 한양대학교 학사지원직 여성 노동자들은 다짐했을 것이다. “쉬이 그만 둘 것이었다면 시작하지도 않았을 거야!” 그리고 그 자리에 함께 했던 시만사회 단체, 대학노조, 학생들도 마음먹었을 것이다. “당신과 내과 손 맞잡고 차별철폐! 투쟁!” 아직 끝나지 않은 싸움, 하지만 환히 웃으며 끝날 싸움! 오늘도 내일도 한양대학교 학사지원직 여성노동자분들을 지지합니다!


달개비(dalgebi@womenlink.or.kr) 바람(joje@womenlink.or.kr) 신기루(sinkiroo@womenlink.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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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비달 | 2010/09/17 16:32 | PERMALINK | EDIT/DEL | REPLY
처음에 쟁가를 부를때는 가사가 너무 쎄다고 생각했었는데, 100일 넘게 파업을 하다보니 이제는 그 가사들이 가슴 와닿는다고 말하던 쟁의부장님의 말이 떠오르네요. 구사대 폭력 넘고 넘어 방패되어 죽장되어~ 여전히 이 노래를 불러야 하는 한국사회는 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요? 그럼에도 차별에 반대하고 바꾸어 나가려고 적극적인 행동을 하고 투쟁하는 여성노동자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언니들! 가는 길 험난하겠지만 마지막에는 우리 함께 웃을 거에요.
프마 | 2010/09/17 18:0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욱하는 분노와 함께 아픔이 저며오네요..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madtiger | 2010/10/07 11:20 | PERMALINK | EDIT/DEL | REPLY
다른 곳에도 쓴 글을 여기 옮긴다.
-----------
... 한양대 자유게시판에 있다는 이번 건의 공방에 관한 글 중에서 '신분제'의 굴레는 당연하다는 듯한 위험한 발상이 있어 글을 쓴다.
잘 들어 보라. 신분제는 지금도 존재하니 괜찮냐는 위험한 발언.
사실 이 '신분'도, 수십 년 유지한 자체로서 위법하기 때문에 한양대측에서 법을 피하기 위해 정규직으로 이름만 옮겨 재채용 안 했나? 그래놓고 최초의 신분 굴레를 적용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즉 어거지 도장을 받아가며 계약자체가 연장될 요인인 아니란 뜻이다.(..잘은 모르겠으나 그런 문건이 혹 있다면 그것 자체가 부당노동행위의 증거 아닐까?)

노동법과 노동부가 존재하는 건, 근로자가 사회적 약자로서, 근로 계약상의 갑이 아닌 위치에 있는 탓에 받게 되는 여러 불평등을 법으로 최소한을 규정하여 보호하기 위함이다.

말은 말인데 그럴듯한 말을 현혹스럽다고 표현하거나 유언비어라 하는 거다.
'신분제'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그거 자체가 불법이고 탈법임을 말하는 거다.
이걸 인정하고 이의 불법적 운용을 만연시키고 '이젠 고칠 수 없으니 그렇게 살어'와 같은
논리로 눌러 앉히려 하는데,
이런 노동현실은
바로 젊은이들의 다음 노동현실이 되며, 이후 모습도 반영하게 된다.

당시 법망을 피하기 위해 정직으로 앉혔는데 그 이유는 '어쨌든 필요인력이니까'이잖나?
필요한 인력을 이핑계 저핑계를 두어 조금 주려 햇을 뿐인데 그게 법에 걸린 거 아닌가?
그러면 정당하게 이행해야 옳지 않나?
지금 가서 물어 보라.
올해 입사..하여 교직원이 되려 한다.
그러면 난 정직 갑이 되나 정직 을이 되나 정직 병이 되나 하고?
그런 거 없다가 답이다.특히 병종 정직이란 게 있을 수가 없다.
이런 유형으로 뽑는 것 자체가 불법이거든.
그런데 이사람들은 무슨 죄인가? 한번 찍힌 낙인은 평생가는 건가?
아니다. 그런 이상한 논리가 유지되어야
필요한 인력을, 그것도 능숙한 업무능력까지 보유한 이들 인력을 계속 싸게 쓸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모두 자른다고 쳐 보자.
이들 인력이 필요 없나? 결국 뽑는다. 그러나 법은 피해갈 것 같은가?
결국 제값 다 주고 뽑아 써야 한다.
그걸 다 주기 싫은 이상한 논리인 거다.
마치 '(법전은 감추고) 구제해 주는 거니까 알아서 값싸게 다녀' 이런 말이다.
알겠는가?
이런 논리가 일상화되면,
당신이 그런 자리에 원치 않게 분류되는 수도 있고
그런 부당하고도 불법적인 일이 관행이 되면
그걸 감래할 당신에게, 아니 감래하기 억울해서 내 몫의 권리 일부만이라도 달라고 외치는 당신에게
'원래 병종직원이었으면서 저래. 배부른가 봐'
이런 속도 모르는 손가락질을 당하고 앉아 있어야만 할 것이다.
이 논리가 확산되고 일상화되면
당신이 얻고자 하는 왠만한 직종에 은근히 신분제가 도입되고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비중이 늘어가고 거기 편입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그걸 찾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 제대로 인지못한 혹은 겪어보지 못한 자들로부터 비난받는게 일상화되면
그렇게 사는 거다. 신분제가 삶 전체에 드리워진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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