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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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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30 10:20
민우회에서 '지역'을 담당한 지 어느덧 반 년이 지났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인데
항상 목 말랐던 것은, 지역의 운동을 좀 더 가까이서 보고 싶다는 욕구.
가까이서 볼 때 새로운 것들이 눈에 보이고, 그럴 때 내 역할에 더 충실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다.

그래서 야심차게 준비한 지부 탐방 미션!

언제,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첫째로, 원주에 가기로 했다.
마침 원주민우회가 공들여 준비해 온 영상제작 시사회가 열린단다.

원주여성민우회는 지난 두 달 동안 여성영상제작교육을 열었다.
6명의 여성들이 열쇠수선공 님과 원주영상미디어센터의 도움을 받아 열심히 작품을 만들었고,
8월 18일은 그 장고의 결과물을 내놓는 자리!

원주민우회는 2008년부터 매년 여성영상제작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민우회 안에 'Free Zoom'이란 모모람(소모임)을 만들어 여성'아티스트'의 꿈을 키워가고 계신다.

이번 시사회에서도 지역 여성들이 바라본 삶의 다양한 구석구석이 담긴 다섯 편의 다큐가 상영됐다.

부랴부랴 시사회 장소에 도착하니 마침 프리뷰를 진행 중.
본격적으로 손님들 오기 전에 공간을 차리고,
두 분 대표님들이 바쁘셔서 중간중간 사진촬영을 도맡았다.

맛나게 주먹밥을 먹고 나니 조금씩 입장하는 관객들-
그리고 멋진 민우회 로고 타이틀과 함께 작품 상영 시작!

<원시시대 최고의 신부감들> (DV, 4:3, 14분) - 권명숙

자연속에서 먹거리를 찾는 즐거움에 빠진 사람들.
그들은 해마다 봄이 오면 화전을 해먹는다. 하지만 어려운 일이 아니라
누구나 함께 해 볼 수 있는 평범한 일상을 잔잔하게 보여준다.

아~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 들녘에서 나물 뜯고, 화전 부쳐먹고.
아주 아주 어릴 적 엄마가 진달래꽃 따다 화전 부쳐주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우리동네 고물상> (HDV, 16:9, 19분) - 최윤경

나는 주택에 살고 있고 우리집을 가기위해서는 언제나 고물상 앞을 지나쳐야 했습니다.
그 안에서 인생을 보았고 버려지고 폐기된 물건 속에서 새로운 희망이라는 걸 보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그 나름의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존재의 이유가
있다는 것!! 그 존재 속에는 다양한 재미난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지요.^^

동네 고물상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은 작품. 하지만 초점은 고물이 아니라 바로 사람들이었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다 보면, 똑같이 도로 위의 약자인 고물상 리어카나, 고물을 담은 자전거를 많이 보게 된다. 그래서인지 난 이 작품이 참 좋았다. 고물상을 중심으로 살아 가는 노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노인들의 삶과 우리 사회의 복지와 노동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담배이야기> (HDV, 16:9, 28분) - 윤숙영

그녀가 담배를 피운지 20년 되는 해. 흡연에 관한 주변의 인물과 이야기 속에서 여성 흡연의 경험과 경계를 들여다본다.

의외로, 재미있었다. 내가 비흡연자고 워낙 매너없는 흡연자들을 많이 봐서 흡연에 대한 인식이 안 좋은 터라 제목만 보고선 재미없겠다 싶었는데. 비흡연자들에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흡연 자체에 대해 뭐라 할 수 없는데, 이 나라는 이상하게도 여성들의 흡연에 대해선 색안경이 있으니까. 흡연 경험이 주요 소재였지만, 흡연 속에도 여성의 삶의 한 단면이 담겨있음을 보았다. 담배 피우는 여성들끼리 이 작품을 보고 얘기 나눠도 재미있을 듯.

<하나님이 주신 선물> (HDV, 16:9, 14분) - 김은아

생각지도 않았던 늦둥이 예주의 임신. 나이 마흔에 여러 가지 고민도 되었지만
아기를 기다리고 또 출생과 육아의 과정을 거치면서 가족 구성원은 모두 행복을 느낍니다.
많은 이들의 축복 속에서 태어난 아기 예주, 하나님이 주신 귀한 선물인
예주가 건강하게 자라길 기대해 봅니다.

'예주'의 탄생 기록. '아기'의 탄생은 참 주변 사람들에게 언제나 놀라움을 안겨 주는 것 같다. 예주가 훌륭한 여성주의자로 크길 바라는 건 너무 오버인가? 후훗


<함께 짓는 맛있는 노동>(HDV, 16:9, 16분) - 주종미, 김정민

우리의 엄마일 수도 있고 누이일 수도 있는 그녀들의 인터뷰를 통해
밥이 소중하듯 식당여성노동자의 노동도 소중한 가치를 인정받길 바란다는 내용

민우회가 올해 주력하는 식당여성노동에 대한 화끈한 문제제기!
민우회의 지부들도 함께 하는데 원주에서는 바로 다큐멘터리 제작으로 풀어 냈다.
원주의 두 대표 선생님들이 공동으로 제작하신 다큐. 원주 지역 식당의 여성노동자들의 말과 몸짓이 생생하게 담겨 있었다. 영화제에도 출품해 보시겠다는데. 2탄도 나오면 더 좋겠다 :)




시사회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무대에 나와 인사하는 감독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만든 작품을 커다란 화면을 통해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일은 참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거란 생각을 했다.
쑥스러우면서도 뿌듯함이 새로운 작업에 도전할 용기를 만들어주지 않을까?

지역에 존재하는 지원 기반들을 잘 활용해서 원주민우회의 영상제작교육도 꾸준히 이어졌으면 좋겠다.
카메라를 들고 지역 구석구석을 누비며 여성의 눈으로 보는 세상.
원주에 다녀오면서, 영상 활동이 지역에서 운동을 펼쳐 가는 또 하나의 길이 될 수 있음을 볼 수 있었다.



나은
naaeun@womenlink.or.kr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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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개미취 | 2010/08/30 23:2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카메라를 들고 나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말한다는 것이 참으로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지역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한분한분이 참 멋집니다. 다섯편의 작품을 저도 꼭 한 번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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